
며칠 전에 오래된 종이 서류를 정리하다가 문제가 생겼다. 아들 출생 신고서랑 예방접종 증명서를 디지털로 보관하고 싶었는데, 스캔까지는 했다. 근데 이미지 파일이잖아. 나중에 검색도 안 되고, 텍스트 복사도 안 되고. “이걸 OCR로 텍스트 변환하면 되지!” 했는데… 한글이 문제였다.
영어 OCR은 아무 프로그램이나 써도 잘 되는데, 한글은 얘기가 다르다. 받침이 있고, 자음 모음 조합이 복잡하고, 손글씨는 더 어렵고. 무료 OCR 프로그램에 한글 돌렸더니 “출생”이 “줄쌩”으로 나왔다. (우리 아들 이름은 더 처참했다ㅜㅜ)
그래서 한글 인식률이 제대로 되는 OCR 프로그램을 찾아서 이것저것 다 테스트해봤다. 무료도 써보고 유료도 써보고.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 중에서도 쓸 만한 게 있다.
1. 간단한 한글 OCR은 네이버 클로바 OCR이나 구글 렌즈로 충분
2. PDF 문서 OCR은 알PDF나 PDF24 추천
3. 대량 작업이나 손글씨 인식은 유료(ABBYY FineReader)가 확실하다
OCR이 뭔지 30초 설명
혹시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OCR은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 문자 인식이다. 쉽게 말해서 이미지 속 글자를 텍스트로 바꿔주는 기술이다. 사진 찍은 명함에서 전화번호 복사하기, 스캔한 문서에서 텍스트 추출하기, 이런 거 전부 OCR이다.
요즘은 AI 기술이 발전해서 인식률이 많이 좋아졌는데, 문제는 한글이다. 영어는 26글자인데 한글은 조합 가능한 글자 수가 11,172개다. 그러니까 한글 OCR은 난이도가 완전히 다른 게임인 거다. (한글 만든 세종대왕님 존경하지만 OCR 입장에서는 좀 원망스럽다)
1. 네이버 클로바 OCR — 한글은 역시 네이버

한글 OCR 하면 네이버 클로바가 거의 1순위다. 네이버가 한국어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학습시켰겠냐. 실제로 써보면 한글 인식률이 체감상 가장 높다. 특히 인쇄체는 거의 100% 수준이고, 손글씨도 꽤 잘 잡아낸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네이버 앱에서 카메라 렌즈 기능으로 바로 쓸 수 있고, 클로바노트에 이미지 넣어도 된다. 별도 설치 없이 네이버 앱만 있으면 되니까 접근성이 최고다.
• 한글 인식률 최상급
• 네이버 앱에서 바로 사용 가능 (별도 설치 불필요)
• 명함, 영수증, 문서 등 다양한 포맷 지원
• 무료
단점은 PC에서 쓰기가 좀 불편하다는 거다. 모바일 위주라서 PC에서 대량의 문서를 처리하려면 다른 프로그램이 낫다. 그리고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만 작동하니까 텍스트 추출 후 다른 앱으로 옮기는 과정이 한 단계 더 있다.
2. 구글 렌즈 — 사진 찍으면 바로 텍스트
구글 렌즈도 한글 인식을 꽤 잘 한다. 구글 포토에서 사진 열고 렌즈 버튼 누르면 바로 텍스트 추출이 된다. 나는 카페에서 메뉴판 사진 찍고 구글 렌즈로 텍스트 뽑아서 번역 돌릴 때 많이 쓴다. (해외여행 갔을 때 생존 도구였다)
클로바보다 한글 인식률이 약간 떨어지는 느낌인데, 솔직히 일반적인 인쇄체 문서는 차이를 못 느낄 정도다. 한영 혼용 문서에서는 구글 렌즈가 오히려 더 나은 경우도 있다. 영어 인식은 구글이 워낙 강하니까.
한글만 있는 문서: 클로바 승
한영 혼용 문서: 구글 렌즈 승
손글씨: 클로바 약간 우세
사용 편의성: 비슷 (둘 다 앱에서 바로 가능)
3. 알PDF — PC에서 문서 OCR 할 때
모바일 말고 PC에서 스캔한 PDF 문서를 OCR 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알PDF가 편하다. 이전 글에서도 소개했는데, 알PDF의 OCR 기능이 한글을 꽤 잘 잡아낸다. 스캔한 PDF 열고 OCR 버튼 누르면 텍스트가 입혀져서 검색이나 복사가 가능해진다.
설치할 때 번들 프로그램 조심하는 건 여전하다. 체크박스 해제 필수. (이건 알 시리즈의 전통이다ㅎㅎ) 그것만 빼면 무료 PDF OCR 프로그램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4. PDF24 — 해외 무료 OCR의 강자
이것도 이전 PDF 편집 글에서 다뤘는데, PDF24의 OCR 기능이 생각보다 한글을 잘 인식한다. 독일 프로그램인데 한글이 되나 싶었는데 Tesseract 엔진 기반이라 다국어를 폭넓게 지원한다.
웹 버전(tools.pdf24.org)에서도 OCR을 돌릴 수 있어서 설치 없이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한글 인식률은 알PDF보다 살짝 떨어지는 느낌. 복잡한 레이아웃의 한글 문서는 좀 틀리는 경우가 있다.
5. ABBYY FineReader — 유료지만 인식률 끝판왕

무료 프로그램들로 안 되는 상황이 있다. 손글씨가 섞인 문서, 오래된 팩스 문서, 구겨진 서류 스캔… 이런 건 솔직히 무료로는 한계가 있다. 그럴 때 ABBYY FineReader가 답이다.
가격이 좀 나가긴 하는데 (연간 약 7만원대), 인식률만큼은 압도적이다. 한글 손글씨도 꽤 잡아내고, 표 안의 텍스트도 구조를 유지하면서 추출해준다. 회사에서 대량의 문서를 디지털화해야 하는 경우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다.
개인 사용자한테는 솔직히 과하다. 1년에 서류 OCR 몇 번 안 할 거면 무료 프로그램으로 충분하다. 나도 ABBYY는 예전 직장에서 써봤고 지금은 그냥 클로바랑 알PDF로 다 해결하고 있다. (7만원이면 치킨 일곱 마리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상황별 추천 정리
| 상황 | 추천 프로그램 | 가격 |
|---|---|---|
| 사진 속 한글 바로 추출 | 네이버 클로바 / 구글 렌즈 | 무료 |
| 스캔 PDF → 검색 가능 PDF | 알PDF / PDF24 | 무료 |
| 한영 혼용 문서 | 구글 렌즈 | 무료 |
| 손글씨 / 오래된 서류 | ABBYY FineReader | 연 ~7만원 |
| 대량 문서 일괄 처리 | ABBYY FineReader | 연 ~7만원 |

느낀점
OCR 기술이 이 정도까지 왔다는 게 신기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글 OCR은 쓸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네이버 앱 하나로 사진 찍으면 바로 텍스트가 된다. 세상 참 좋아졌다.
근데 아이러니한 건, 기술이 좋아질수록 종이 서류는 줄어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아들 유치원에서는 여전히 종이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관공서에서는 종이 서류를 요구한다. 그래서 OCR이 필요한 거겠지. 종이가 사라지는 게 먼저일까, AI가 완벽한 한글 손글씨를 인식하는 게 먼저일까. 나는 후자에 건다.ㅎㅎ
종이야 안녕…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멀었다
한글 OCR, 무료로도 충분하다
네이버 클로바 + 알PDF면 대부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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